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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르네상스-낭만시대 때, 한국의 음악은?

by Meldi 2025. 3. 26.

 서양에서 음악이 시대별로 발전하고 있을 때, 한국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그리고 한국에도 음악이 있었을까?
있었다면 어떤 음악이 있었을까? 이 글에서는 르네상스 시대부터 낭만주의 시대까지의 서양음악사와 같은 시기, 한국의 역사와 음악을 살펴보면서 그 시대의 한국에서 중요했던 가치들도 함께 다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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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르네상스 시대(15세기~16세기)와 조선 초기

르네상스 시대(1400-1600년대 초반)는 서양에서 인간 중심의 사고가 발전하고 다성음악이 활발하게 연구되던 시기였다. 이 시기 한국은 조선 초기(1392-1600년대 초반)로, 고려가 멸망하고 조선이 건국된 후 유교 이념을 중심으로 나라를 정비하던 때였다.

조선 초기에 가장 중요했던 것은 성리학(유교 철학)과 중앙집권 체제를 확립하는 것이었다. 태종과 세종 같은 왕들이 국가 제도를 정비하고, 특히 세종대왕은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문자 혁명을 이루었다. 또한, 조선 초기에는 과학 기술도 발전하여 측우기, 해시계 등이 발명되었다.

이 시기의 한국 음악은 주로 궁중 음악과 의례 음악이 중심이었다.
‘정악(正樂)’이라는 궁중 음악이 발달했으며, 아악(雅樂, 중국에서 전래된 음악)과 향악(鄕樂, 한국 고유 음악)이 함께 연주되었다. 세종대왕은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정간보’라는 악보 체계를 만들었고, 새로운 악기들도 개발했다.2. 바로크 시대(17세기)와 조선 중기

바로크 시대(1600-1750년경)는 서양에서 화성이 발전하고, 오페라가 등장하는 등 음악적 표현이 더욱 풍부해진 시기였다. 이 시기 조선은 중기(1600-1700년대)로, 임진왜란(1592)과 병자호란(1636) 이후 사회가 혼란스러웠던 때였다.

조선 중기의 중요한 가치는 전란 이후 국가를 안정시키는 것이었다. 효종, 숙종 같은 왕들이 국가를 회복하려 했고, 실학(實學)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등장했다. 실학자들은 백성들의 실생활을 개선하는 데 관심을 가졌고, 농업, 상업, 의학 등이 발전했다.

음악적으로는 궁중 음악뿐만 아니라 민속 음악도 많이 발전했다. ‘가곡(歌曲)’, ‘시조창’, ‘산조’ 같은 음악이 본격적으로 형성되었으며, 특히 판소리는 이 시기에 기반을 잡았다. 판소리는 한 명의 소리꾼과 북 반주자가 이야기를 노래하는 음악으로, 민중들의 삶과 감정을 표현하는 중요한 예술 형식으로 자리 잡았다.

 


3. 고전주의 시대(18세기 후반~19세기 초)와 조선 후기

고전주의 시대(1750-1820년경)는 서양에서 음악이 논리적이고 균형 잡힌 형식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이 시기 조선은 후기(1700 초반-1800년대 후반)로, 정조의 개혁 정치가 이루어졌지만 이후 세도 정치로 인해 사회가 점점 혼란스러워지던 때였다.

조선 후기에는 실학이 더욱 발전했고, 서양과의 교류도 간접적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서양 선교사들이 중국을 통해 천주교를 전파하기 시작했고, 이를 두고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한편, 백성들은 점점 힘들어졌고, 대규모 농민 반란(예: 홍경래의 난)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시기의 한국 음악은 더욱 대중화되었다. 특히 판소리가 본격적으로 발전하여 흥보가, 춘향가, 심청가 같은 작품들이 등장했다. 또한 산조(즉흥성이 강한 기악 독주곡)도 본격적으로 정립되었다. 궁중 음악뿐만 아니라 민속 음악이 활발히 연주되면서 조선 후기의 음악적 색깔이 짙어졌다.

 


4. 낭만주의 시대(19세기)와 조선 말기

낭만주의 시대(1800년대)는 서양에서 감정과 개성을 중시하는 음악이 발전한 시기였다. 이 시기 조선은 점점 쇠퇴하며 개화기(개항기)로 넘어가는 시기였다.

조선 말기에는 외세의 압력이 강해졌고, 개화와 전통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었다. 서양 문물이 점점 유입되었고, 근대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 개항(1876) 이후에는 일본, 중국, 서양 국가들과의 교류가 늘어났으며, 신식 군대와 서양식 교육이 도입되었다.

음악적으로는 전통 음악이 여전히 유지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서양 음악도 점점 들어오기 시작했다. 특히 기독교의 영향으로 찬송가가 한국에 전파되었으며, 서양식 군악대도 등장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서양 음악의 유입은 개화기 이후인 20세기 초에 활발해졌다.

 

 


결론: 같은 시간, 다른 흐름
서양에서는 음악이 시대별로 변하면서 다양한 형식과 감정 표현이 발전했지만, 한국에서는 궁중 음악과 민속 음악이 주를 이루었고, 실용적인 가치를 강조하는 문화가 이어졌다. 조선은 유교를 기반으로 한 사회였고, 음악도 의례나 교육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조선의 음악이 단순했다거나 발전이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판소리나 산조 같은 독창적인 장르가 탄생했고, 한국만의 고유한 음악 문화가 꽃피웠다. 다만, 서양과 비교했을 때 개성과 감정보다는 형식과 전통을 더 중시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개인적으로 이 주제를 조사하면서 한국의 음악이 시대별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조선 후기의 음악이 민중과 가까워지면서 판소리와 같은 장르가 발달한 점이 흥미로웠다. 서양음악사와 한국음악사를 비교하는 것은 단순한 ‘차이점 찾기’가 아니라, 각 문화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쟁 치르고 살기 바빠서 음악은 발전을 못하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는데, 한국의 음악도 당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발전해왔다는 점에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음악과 문화는 어떤 상황에서도 필요하고 존재하는 것이라는 걸 보게 되는 것 같다.